사람다운 사람
~창녕신문자문위원 지광 한삼윤~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 입력 : 2019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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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다운 사람 ~창녕신문자문위원 지광 한삼윤~ “사람이면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어릴 때부터 자주 들어온 말인데 요즘처럼 가슴에 와 닿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 마디로 ‘사람다움’을 통해, ‘든 사람’, ‘난 사람’이 아닌 ‘된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가장 사람다운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많이 배운 사람이나 세속적으로 출세한 사람 보다 됨됨이가 바른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사람답게 사는 것’은 곧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해 가면서 살아가는 일’일 것이다.
시대를 뛰어 넘어 한결같은 가르침을 주는 ‘논어(論語)’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사람다움’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고전(古典)중의 고전(古典)’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 사람답지 못해 ‘사람다움’을 강조하는 말들이 선지식의 입을 통해 전해 지고 있고, 근래 인문학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도 이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탓일 것이다.
모든 인문학의 기본은 ‘인(仁)/의(義)/예(禮)/지(智) 네 가지를 잘 살펴 봐야한다’는 의미에서 ‘사람(四覽)’을 그 중심에 두고 있으며, 네 가지가 없으면 싸가지가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랑’과 ‘정의’, ‘예절’과 ‘지혜’ 등 네 가지를 바로 보고 꾸준히 실천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람에게는 누구나 본성적(本性的)으로 ‘네 가지 마음’이 내재되어 있다는 맹자의 핵심적인 가르침인 것이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불쌍하게 여기는 ‘측은지심(惻隱之心/仁/사랑)’, 마땅히 해야 할 것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는 ‘수오지심(羞惡之心/義/정의)’, 상대에 맞춰 예의를 지켜 사양 하는 ‘사양지심(辭讓之心/禮/예절)’,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하는 ‘시비지심(是非之心/智/지혜)’ 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가 타고난 본성(本性)인 ‘본심(本心)’대로 살지 못하는 이유는 두 번째 생겨난 ‘욕심(慾心)’ 때문이다. 따라서 욕심에 가려진 본심을 회복하는 일이 바로 인성(人性)교육의 주된 과제이다.
요즘 도심 농촌 가릴 것 없이 집 밖을 나가보면 전국 도로변 곳곳에 쓰레기가 난무하고 있다. 또한 차량이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불법 주정차는 어디서나 우연찮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의 본성인 양심(良心)이 실종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웃 나라 일본을 자주 여행하는 편인데,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주변 환경이 깨끗하다는 점과 언제 어디서든 기초질서를 너무나도 잘 지킨다는 점이다.
기본이 서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잡고 기초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공동체 사회에서 기초질서가 지켜진다는 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동력은 사소한 것을 소홀히 하지 않고 방치하지 않을 때 가능한 일이다.
범죄 심리학 이론 중에 ‘깨어진 유리창 법칙’이란 것이 있다.
1982년 미국의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공동 발표한 이론으로, 사회학이나 경영학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이론이다. 미국의 필립 조지 짐바르도 심리학 교수가 이 이론을 가지고 실험 을 해서 입증된 사실을 소개하면 이렇다. 슬럼가의 한적한 골목에 보닛을 열어둔 차량 두 대를 일 주 일 동안 주차해 두고, 한 대의 차량에는 다른 차량과는 달리 유리창을 조금 깨어진 상태에서 두었다. 일 주 일이 지난 후 확인 결과 보닛만 열어둔 차량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지만, 유리창이 깨어져 있었던 차량 에는 배터리와 주요 부품이 도난을 당했고 망가진 차체와 낙서 등으로 폐차 직전의 볼품없는 상태가 되어 있는 것이 확인 되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깨어진 유리창 법칙’이다. 유리창이 깨진 차량이나 건물, 지저분한 낙서로 가득 찬 벽면, 도로변 모퉁이나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제 때에 치우지 않고 방치한다면 분명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환경은 수습이 어려울 정도의 불결한 쓰레기장으로 바뀔 것이다.
사소한 것을 방치했을 때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어떤 행위를 거리낌 없이 계속 할 수 있다 는 ‘일반화의 오류’, 그것이 ‘깨어진 유리창 법칙’이 우리에게 일러주는 커다란 시사점이다.
일본에서는 자고로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을 ‘메이와쿠(迷惑)’라 부르며 이를 최고 의 수치로 여긴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단체나 조직에서도 왕따 당하기 일쑤이다. ‘내가 당해 싫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않는 것’이 공동체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최소한의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인문학의 기본 핵심은 ‘인/의/예/지’ 사람(四覽)을 실천하는 일이며, 이것을 한 마디로 일러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서 공동체의 기본 질서 룰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말해도 좋을 듯 싶다. |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  입력 : 2019년 0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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