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44번 버스’ 이야기 / 나는 어떤 승객(乘客)인가?
창녕문화원향토사연구소장/창녕신문자문위원 智光 한삼윤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 입력 : 2021년 07월 05일
|
 |
|
ⓒ 인터넷창녕신문 |
| 비유컨대 사람들은 누구나 알든 모르든 ‘지구별’이라는 동일한 버스에 함께 올라 탄 하나의 공동운명체적인 ‘승객(乘客)’이다. 우리가 타고 있는 버스는 크게 보면 ‘지구’이지만, 작게는 ‘대한민국’이고, 더 좁히면 ‘창녕군’이다. 승객으로서의 우리들의 만남은 하늘의 인연일 수밖에 없다. 흔히들 인생은 버스를 타고 여행하는 것과 진배없다고 말한다.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승객이라면 어쩔 수 없이 자기가 몸담고 있는 버스가 목적지까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서로에게 주어진 역할과 본분을 다해야 한다. 그런데 운행 중 불의의 사태가 발생할 때 우리는 두 가지 부류의 승객을 만난다. 이 때 ‘행동하는 양심’인지 아니면 ‘침묵하는 방조자’인지가 드러난다. 중국의 오지 어느 시골길에서 한 청년이 2시간 가까이 기다려 ‘44번 버스’를 탄다. 운전수는 젊은 여성이다. 출발한 버스는 얼마가지 않아 2인조 강도에게 습격을 당한다. 승객들은 금품을 모조리 빼앗기고, 강도는 급기야 젊고 매력적인 여성 운전수를 성희롱까지 하려든다. 여타 승객들이 방관만 하고 있는 차에 중간에 탑승한 그 청년 혼자 이를 막아 보려고 고군분투하지만 흉기를 지닌 강도들에게 어쩔 수 없이 제압당하고 만다. 마침내 강도는 버스를 세우게 했고, 여성 운전자를 강제로 인근 숲으로 끌고 들어가 번갈아 성폭행을 한다. 한 참 뒤 여성 운전수와 강도가 버스로 되돌아 왔다. 오자마자 그 여성 운전자가 다짜고짜 성희롱을 막으려 했던 그 청년을 향해 당장 이 버스에서 내리라고 큰 소리를 지른다. 당황한 그 청년이 말한다. “아까 나는 당신을 도와주려고 했는데 나만 내리라고 하니 그 연유를 알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여성 운전자는 그 청년을 향해 “당신이 이 차량에서 내릴 때 까지 출발하지 않겠다”며 단호히 말했다. 그래도 그 젊은 청년은 내리지 않고 끝까지 버텼으나 결국 승객들이 나서서 그를 강제로 끌어내리고 짐도 밖으로 내 던져 버린 후 버스는 출발했다. 이후 운전수는 작심하고 산악 커버 길에서 차량을 가속해서 그대로 한 길 절벽아래 낭떠러지로 추락하고 만다. 승객 44명 전원 사망! ... 이후 그 청년은 아픈 몸믈 이끌고 시골 산길을 터벅터벅 내려오다가 사고현장을 목격한다. 교통을 통제하는 현지 경찰관으로부터 자초지종의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그 때서야 자신이 타고 왔던 그 버스임을 알게 된다. 그 여성 운전자는 오직 살만한 가치가 있는 그 청년만 살리고 자신을 포함한 여타 승객 모두를 지옥으로 데리고 간 슬픈 사연이다.
이는 중국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44번 버스’라는 홍콩 영화로 재현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불의를 보고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오늘날의 우리들의 잘못된 자화상을 꼬집는 말이다.
의로운 일을 해야 할 때 나서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는 탓이다(見義不爲無勇也). ‘정의(義)’란 ‘내가 당해 싫은 것을 남에게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오늘의 염량세태를 돌이켜 성찰해 본다. |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  입력 : 2021년 07월 05일
- Copyrights ⓒ창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경제/사회
칼럼/기고
|
|
등록번호 : 경남 아02330 / 등록일자 : 2016.01.27 /제호: 창녕신문 /명칭: 인터넷신문
주소 :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 종로 38-5 / 발행인 : 유영숙 / 편집인 : 유영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영숙
등록일자 : 2016.01.27 / 발행일자: 2016.1.27 / mail: cnilbo@hanmail.net / Tel: 055)533-6709, 055)533-0207 / Fax : 055)533-3345
Copyright ⓒ 창녕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 천요강을 준 수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