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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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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인생을 거창하게 정의하려하지만, 실은 아주 단순하고도 명료한 진실 속에 삶의 핵심이 깃들어 있다.
‘만큼철학’이란 말은 바로 그 단순한 진리를 담은 삶의 자세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란 말과 함께 ‘만큼철학’은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지혜로운 몸짓이다. 가르침과 배움은 서로 늘 함께 자란다.
창녕문화원에서 2년 전부터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손에 잡히는 인문학’ 강좌도 이런 맥락과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아는 만큼 전하고 가진 만큼 베푼다. 그래서 전한 만큼 알게되고 베푼 만큼 되돌아오는 삶. 이것이야말로 가장 평범하지만 동시에 가장 깊이가 있는 인생철학이 아닐까.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살아가는 방식은 생각보다 비슷하다. 욕심은 많지만, 결국 품을 수 있는 것은 자기 그릇 만큼이다. 마음의 그릇, 생각의 그릇, 관계의 그릇이 사람마다 다르기에 인생의 깊이도 제각각이다.
누군가가 “사람은 각자의 그릇만큼 살아간다”고 했다. 그 말은 각자가 삶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받아들이는 그릇의 크기가 다르다는 뜻일 터이다.
만큼철학은 그래서 겸손함에 바탕을 둔다. 내가 알고 있는 만큼만 말하고, 가진 것 이상으로 내세우지 않으며, 받은 만큼 감사하고, 줄 수 있을 만큼만 나눈다. 그것은 결핍이 아니라 균형의 미학이다. 오리혀 본래부터 충만함을 누리는 아름다운 삶이다.
나눔이란 넘치는 것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함께 채워 가는 것이다. 삶이란 결국 ‘얼마나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나누었는가?’로 완성된다. 내 그릇에 담긴 물이 아무리 많아도, 마주한 이의 그릇에 나누어 담지 않는다면 그 물은 고이게 되고 썩게 된다. 그러나 조금씩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그 물은 흐르게 되고, 생명을 살리는 힘이 된다.
만큼철학은 그래서 소박하지만 위대하다. 욕망을 절제하고 삶의 무게를 함께 나누며, 서로의 그릇을 조금씩 키워가는 삶. 이것이 우리가 지향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이상적인 삶의 태도가 아닐까 싶다. 당신의 삶은 지금, 어떤 만큼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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