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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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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낙동강 유채축제를 마무리하고, 최종 평가회까지 무사히 마쳤습니다. 제20회 낙동강 유채 축제 대회장으로서, 행사 하나하나가 고향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준비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평가회 자리에서마저도, 저는 참으로 안타까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지도자의 눈과 귀가 일부 사람들에 의해 가려지는 현실, 그것이었습니다.현명한 지도자라면 눈을 부릅뜨고 귀를 활짝 열어, 불편한 말도 듣고 이유와 변명을 설명 하기 보다는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지나친 열정과 왜곡된 보호 속에, 오히려 올바른 판단이 막혀버린 듯한 모습은 이 고장을 걱정하는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고향을 위해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번 유채 축제대회장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돌아보니,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이었는가, 스스로 부끄러웠고, 후회도 남았습니다.진정한 후원자라면 직언을 할 줄 알아야 하고,훌륭한 지도자라면 불편한 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품성을 가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측근이란 ‘가까운 자’라는 뜻이지만, 때로는 권력을 더 멀게 만드는 존재가 되기도합니다.이번 고향 남지에서의 경험은 저에게 깊은 씁쓸함을 안겼습니다.특히 고향 창녕은 인구소멸 위기 지역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고정관념을 깨고, 불편함을 마주하며, 변화를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데, 정작 그러한 것은 서로 눈치를 보고, 누군가가 말을 하면 그 사람이 ‘표적’이 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현실은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만듭니다.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하지 않는 사람이 살아남는 구조.이것이 과연 우리가 바라는 고향의 미래일까요?
저는 지금도 자문합니다. "나는 이 고향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그 해답을 찾기 위해, 때로는 외롭고 불편한 길일지라도, 저는 계속해서 말해야 할 것을 말하고, 써야 할 것을 써나가려 합니다. 고향을 사랑한다는 말은 쉽지만,그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 이번 축제였습니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우리는 이 땅이 조금 더 나아지기를,그리고 언젠가는 진정한 소통과 변화가 가능해지기를 소망합니다.
제20회 낙동강 유채축제 대회장/부산대학교 교수 박대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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