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법률상식 시리즈(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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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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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음주운전 적발 사례는 여전히 적지 않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75,950 건으로, 이는 전국에서 매일 평균 42건이 발생한 셈이다. 술을 몇 잔 마시더라도 정신만 또렷하면 평소처럼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은 데다가, 오히려 취기와 함께 오른 자신감이 음주운전을 부추기기도 한다. 그러나 음주운전 적발에 따른 형사처벌, 면허 정지·취소 등의 불이익은 결코 가볍지 않고, 그 과정에서 사고라도 발생하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도로교통법 제44조는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 포함),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제1항),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으로 규정한다(제4항). 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 운전면허 정지 또는 취소의 행정처분과 함께,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징역이나 벌금형의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혈중알코올농도 0.03%는 개인의 체질이나 심신상태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일반적으로 성인 남성이 소주 2잔 반(캔맥주 2캔, 양주 2잔, 포도주 2잔)을 마신 후 한 시간 정도가 경과한 시점에 측정될 수 있는 정도의 수치이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처벌 기준이 ‘얼마나 마셨는지’나 ‘정신이 또렷한지’가 아니라, 혈중알코올농도라는 점이다. ‘맥주 몇 잔까지는 괜찮다’는 식의 막연한 기준에 기대기보다, 측정 수치가 기준을 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한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특히 과거 음주운전의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5%였는데, 그때의 경험에 기초하여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당사자들이 가장 억울하게 생각하는 사례 중 하나는 숙취운전이다. 전날 마신 술이 자고 일어난 뒤에도 몸에 남아 있어 아침까지 깨지 않아 발생한 음주운전을 숙취운전이라고 한다. 운전을 한 입장에서는 음주 후에 운전을 한 것도 아니고, 수면을 통해 충분히 휴식을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였을 뿐이니 더 이상 음주상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혈중알코올농도는 여전히 기준치를 넘을 수 있다.양형에 참작할 여지는 있겠으나, 앞서 설명한 것처럼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이 된다. 전날 음주량이 적지 않다면, 가급적 다음날까지는 운전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주운전 적발 시 음주 측정을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또 다른 법 위반이 될 수 있다.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경찰공무원의 호흡조사 측정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로 술을 마시거나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 등을 사용하는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하는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즉, 측정 자체를 회피한다고 해서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음주운전은 악의에서 비롯되기보다 순간의 부주의와 경솔한 판단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법은 그러한 사정을 참작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다. 음주운전에 따른 불이익은 결코 경미하지 않고, 특히 사고 발생 시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음주운전에 따라 감수하게 되는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운전에 앞서 다시 한 번 명심할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사이
김형진 변호사
(saai@saai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