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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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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문화원장 한삼윤
우리는 흔히 미래를 말할 때 첨단기술과 고속의 변화를 떠올립니다.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이 시대 속에서, 우리는 정작 중요한 무엇인가를 잃어가고 있지는 않을까요?
인도 최북단 라다크 고원지대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오래된 삶’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제시합니다. 그들은 땅의 섭리를 알고, 계절을 기다리며, 관계 속에서 존재합니다.
미래는 언제나 전통의 연장선에 놓여 있습니다. 이들의 ‘느림’과 ‘오래됨’은 퇴보가 아닌 깊어짐이며, 물질적 진보에 가려졌던 정신의 뿌리를 일깨웁니다.
전통은 낡은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아직 온전히 살아내지 못한 무궁한 가능성의 지층입니다.
‘오래된 미래’는 바로 이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서 길을 잃고 있는가?”
진정한 미래는 ‘빠름’이 아닌 ‘멈춤‘ 속에서, ’속도‘가 아닌 ’방향‘ 속에서 발견됩니다.
결국 미래란 맹목적으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지혜처럼, 돌아갈 줄 아는 역설적인 지혜 속에 있습니다.
미래를 찾고 있는가? 그렇다면, 한 걸음 물러서라. 오래된 것이 너의 길잡이일지니.
서산대사의 선시(禪詩) ‘야설(野雪)’로 이 글을 맺습니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 눈 덮인 광야를 지날 때는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 모름지기 함부로 길을 걷지 말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 뒷사람들의 길이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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