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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어르신이 빛나야 모두가 안전합니다.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25일

ⓒ 창녕신문


어두운 밤이나 안개가 자욱한 새벽녘, 시골길을 운전해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슴을 쓸어내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상향등을 켜도 전방 시야가 흐릿한 도로 위에서, 검은색 계통의 옷을 입고 걸어가는 보행자는 운전자의 눈에 거의 보이지 않는 ‘유령’과 같다. 특히 창녕군과 같이 고령 인구 비율이 높고 가로등이 적은 농촌 지역에서는 이러한 야간 보행 상황이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어르신 보행자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도가 없는 도로를 통행할 때는 보행자는 밝은 복장을 착용하고, 차량과 마주 보고 걸어가야 하며, 차량 운전자는 마을을 지나갈 때는 언제든지 정지할 수 있는 속도, 즉 서행하여야 한다. 이는 보행자 또는 운전자 중 누구라도 위험성을 발견하면 회피하기 위함이다.
어르신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의 핵심은 ‘상호 시인성’ 확보에 있다. 즉, 운전자와 보행자가 서로를 제때 발견해야 사고를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지능력이 저하된 어르신들이 이른 아침 밭일을 나가거나 늦은 저녁 마을회관에서 귀가할 때 어두운 무채색 옷을 입고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도로를 노인보행기에 의지한 채 막연하게 걸어 다니신다. 운전자가 자신을 보고 당연히 피해 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실제 실험에 따르면 야간에 운전자가 보행자를 인지할 수 있는 거리는 검은색 옷을 입었을 때 불과 20~30m에 그친다. 그것도 직선 도로에서의 상황이다. 시속 60km로 달리는 차가 브레이크를 밟아 멈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거리다. 반면 밝은색 옷을 입거나 빛반사 용품을 착용하면 인지 거리가 최대 150m까지 늘어난다. 운전자가 위험을 감지하고 속도를 줄이거나 방향을 틀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공간적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어르신들이 스스로를 빛내는 것은 단순히 본인의 안전을 지키는 행동에 그치지 않는다. 도로 위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해 주고, 불가항력적인 사고로 인해 운전자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죄책감과 불행까지 막아주는 ‘상생의 안전핀’이 된다.
이를 위해 가정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시급하다. 부모님과 이웃 어르신들께 야간 외출 시 밝은 옷을 입도록 권유하는 ‘따뜻한 잔소리’가 일상화되어야 한다. 지자체와 경찰 역시 신발 뒷굽이나 지팡이, 노인보행기 등에 부착할 수 있는 고성능 빛반사 스티커와 야광 조끼 등을 집중 보급하고 사용을 독려해야 한다.
도로 위에서 어르신들이 반짝이는 존재가 될 때, 창녕의 도로는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다. 오늘부터 우리 부모님의 옷과 신발, 그리고 노인보행기가 어둠 속에서 제대로 빛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다정하게 살펴볼 때다.

-창녕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장 경정 김용현-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입력 : 2026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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