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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檢索)의 시대, 사색(思索)의 시간
창녕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智光 韓三潤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 입력 : 2020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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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창녕신문 |
| 바야흐로 가을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는 ‘사색(思索)의 계절’이다.
예년 같으면 단풍놀이가 한창일 텐데 코로나19로 인해 전국의 명산과 관광지를 찾는 인파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소식이다. 아직도 코로나 시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무래도 경자년(庚子年)인 금년 한 해는 사람들의 뇌리 속에 ‘급격한 변화와 새로운 시작’으로 각인되는 우울했던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변화는 또 다른 각오와 다짐을 불러일으키는 ‘전환의 시작점’이다.
사계절 중 가을에는 ‘사색(思索)’이 제격이다. 묘하게도 코로나 시국에 ‘사색(思索)’이란 단어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사색(死色)’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요즘처럼 급속도로 변해가는 인터넷 시대를 일러 ‘검색(檢索)의 시대’라고 말한다.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컴퓨터나 휴대용 스마트 폰을 통해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마음대로 즉석에서 찾아 볼 수 있는 편리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일전에 지인 중에 어쩌다 휴대폰을 분실한 후 며칠간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찾지 못하고 새 폰을 구입했다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휴대폰이 고장이 나서 작동이 되지 않아 낭패를 당했던 지난 기억을 떠 올려 보니 그 동안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어 폰 속에 입력된 전화번호를 통째로 알려주었다.
‘검색(檢索)’과 ‘사색(思索)’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검색(檢索)’이란 책이나 컴퓨터 휴대폰 등에 들어있는 각종 자료 중 본인이 찾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필요한 내용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사색(思索)’은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헤아려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검색’과 ‘사색’은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문제는 ‘검색’에 너무 의지하다보니 ‘사색’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갈수록 인간성이 메말라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색’은 인간만이 지닌 삶의 근원을 찾는 독특한 몸짓이다. ‘검색’이 ‘지식의 차원’이라면 ‘사색’은 ‘지혜의 영역’이다. 정보를 찾아 실생활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수단이 ‘검색’이라면 ‘사색’은 깊은 통찰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의적으로 가공해 내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검색’이 밖을 향해 구하고 채우는 의미라면 ‘사색’은 안을 향해 생각을 비우고 마음을 정화시켜 근본을 되돌아보는 사유(思惟)의 방편이다.
‘검색’과 ‘사색’은 상호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이라기보다 ‘상보적(相補的)’이다. 다만 ‘검색의 시간’이 길어지면 상대적으로 ‘사색의 시간’이 줄어드는 먹이사슬과 같은 구조다.
‘검색’과 ‘사색’은 둘 다 인간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정보가 홍수처럼 밀려드는 검색의 시대에, 이 가을 동안만이라도 ‘검색’의 행위를 잠깐 멈추고 고요한 ‘사색’을 통해 내면을 성찰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라는 말이 있다.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말이다. 배우기만 하고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바가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는 뜻이다. 스마트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급격히 퇴화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견해다.
디지털 인터넷 시대에 ‘코로나’라는 역병이 온 지구촌을 흔들고 있는 지금 모두가 어렵다고 말한다.
‘어려움에 직면했을 땐 고전(古典)을 보라’고 했다. 고전은 ‘미래를 담는 그릇’이다. 동양 고전의 정수(精髓)라고 불리는 ‘중용(中庸)’은 주어진 상황(時)에 가장 적합한 답(中)을 찾아내는 ‘시중(時中)’을 의미한다. 그래서 ‘수시이처중야(隨時以處中也)’라고 말한다. 삶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때(상황)에 따라서 가장 적합한 ‘중(中/正)’을 찾아가야 한다.
중용 제20장에 “성자천지도야(誠者天之道也) 성지자인지도야(誠之者人之道也)”라 했다. “성실함은 하늘의 길이며 성실하고자 노력함은 사람이 가야할 길”이라는 뜻이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듯 성실(誠實) 하나이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이 가능하다고 본다.
근래 토로트계의 가황(歌皇)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수 나훈아씨가 “테스 형”이란 이름으로 노래를 불러 큰 반향을 얻고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형이라 부르며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라고 한다. ‘철학(哲學)’이란 ‘지혜를 사랑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검색의 시대’에 ‘사색의 시간’을 통해 철학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  입력 : 2020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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