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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의 파형동기와 동복

남중희(창녕문화원향토사연구부소장)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16일
ⓒ 인터넷창녕신문

바람개비 모양의 파상적으로 물결치고 있는 파형동기는 기마민족의 후예인 가야전사의 방패끝에 부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파형동기는 목숨을 구하는 주술적 의미가 휘장이자 부적이었을 것이다. 이 외에도 가야 전사들은 말에게도 갑주(甲胄)를 씌웠고 가야 전사들의 철제 갑옷은 당시 철제기술의 우수성과 강력한 철 기병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 고분에서 출토되던 이 파형동기가 대성동 13호 고분에서 한꺼번에 6점이나 출토된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에가미 나미오 교수가 대성동 13호 고분이 일본 천황의 무덤일 것이라고 추측했던 근거 역시 이 파형동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파형동기 모습이 수로왕의 기적비 이수 부분에 새겨진 태양의 문양과 너무나 똑같았다. 최근까지 파형동기 문양은 천황가를 상징하는 문장으로 사용해오다 근대에 와서 비슷한 국화문양으로 바꾸었던 것이다.

ⓒ 인터넷창녕신문

파형동기 대성동13호고분

파형동기는 만물의 근원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오직 일본에서만 출토되던 고유 문양인 줄 알았는데 대성동 고분에서 한꺼번에 여러 개의 파형동기가 출토됨으로써 이러한 가설들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태양을 닮은 파형동기는 스에지가이(水字貝)라는 조개껍질의 모습을 본뜬 것이 정설이다. 즉 수(水)자 형상의 조개는 남방인 오키나와에서 잡히는 열대성 조개인데 스에지가이(水字貝)의 태양 이미지를 파형동기 문양으로 단순 도형화시켰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최인호의 '제4의제국')

이러한 수호 부적은 오키나와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여러 곳에서도 수(水)자 형상의 조개를 부적 대용으로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방의 해양문화로 가야에 전파되었고 이 해양루트를 거쳐온 허황옥의 일행에 의해 전파된 것으로 보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한편 동복은 김해 대성동 제29호 고분에서 출토된 청동 솥의 학술적 이름이다. 이를 '오르도스(Ordos)형 청동 솥' 이라고 하는데, 이 '오르도스'란 이름은 내몽고 오르도스 지역을 가리키는 말로 공교롭게도 에가미 교수가 이 지역에서 이와 같은 형태의 청동 솥을 먼저 발굴하여 학명을 그렇게 명명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고대 유목민족들이 말을 타고 이동할 때 밥을 지어 먹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거나 천신을 비롯한 신들에게 제사를 올릴 때 소나 양고기의 제수를 끓여 헌납하기 위한 신성한 제기 역할을 하기도 했던 기마민족의 필수 도구였던 것이다. 이런 청동 솥이 제47호 대성동 고분에서 한 점, 인근의 양동리 제235호 고분에서도 한 점이 각각 출토되었다는 점이다

ⓒ 인터넷창녕신문

오르도스 형 동복 (우측 제47호분 출토)

청동 솥은 '케틀(Kettle)'이라고도 하는데, 케틀이 역사 속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은 인류 최초 역사가인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History)에서 시작된다. 유라시아 대륙의 광대한 초원지대에서 활동했던 최초의 유목민을 ‘스키타이(Scythian)'라칭한다. 청동제 갑옷과 투구를 착용했으며 단검이나 활을 갖춘 기병대를 편성한 기마민족이었던 만큼 용맹하고 기동성이 뛰어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케틀은 스키타이의 신화에도 등장하는데, 불이 붙은 황금 케틀이 하늘에서 내려오자 세 형제가 각자 불을 끄려고 했고, 마침내 막내가 그 불을 꺼 왕이 되었다고 한다.

에가미 교수도 그의 논문에서 ‘옛 기마민족 사이에 맹약(盟約)할 때 동복에 술을 붓고 상처를 내어 피를 술에 섞어 함께 나누어 마시는 풍습이 있었다.’ 고 했다. 이 고분에서 출토된 오르도스 형 청동 솥은 손잡이가 볼록 튀어나온 볼록렌즈 형이라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보편적인 오르도스 형 청동 솥은 손잡이가 오목렌즈 형인 것과는 달라 이들은 북방의 특정 지역에서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즉 손잡이가 볼록렌즈 형을 띤 청동 솥은 주로 부여의 옛 땅인 중국 길림성 북부와 흑룡강성 남부에서 출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북부여에서 이주한 세력일 것으로 추측이 된다.

금관가야의 파형동기와 동복은 가야의 정체성을 규명하는 매우 중요한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대성동 고분에 묻힌 지배세력은 길림성 북부와 흑룡강성 남부에서 이주한 북방계 세력과 스에지가이(水字貝)라는 주술적 의미가 담긴 조개껍질 문양의 파형 동기를 수호 부적으로 사용하는 남방 해양문화가 허황옥 일행이 가야에 도착하는 해양루트를 따라 들어와 정착한 남방계의 세력들간의 혼인 관계로 형성된 고대국가였음을 알 수 있다.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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