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UPDATE : 2023-02-03 05:47:3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칼럼/기고

신돈시리즈 제3장 편조, 아버지 신원경을 만나다(1)

* 괴질 유행과 편조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입력 : 2022년 06월 16일
↑↑ 김현우
ⓒ 인터넷창녕신문


성 부자가 다녀간 지 얼마 지나 않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 계성현의 호장과 영산현의 현감이 일미암을 찾아왔다. 호장이 진묵대사를 만나자마자 큰일 났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계성 영산 고을에 괴질이 번져 사람들이 막 죽어 나가고 있소. 우리 지금 관룡사와 옥천사를 들러 왔는데 일미암에서도 괴질 병구완을 할 스님을 보내주시오.”
사찰에는 보통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승이라 불리는 의원들이 있었다. 또 그 당시에는 고을에서 유행병이 돌아 사람이 많이 죽는 참사가 일어나면 현감이나 호장은 절에 와서 도와주기를 청하는데 반쯤은 강요하는 그런 시절이었다. 그러므로 거절을 할 수 없어 현감의 말대로 임미암에서도 스님을 보내야 했다. 스님들은 괴질이 도는 마을을 다니며 나졸들과 함께 전염될 위험을 무릅쓰고 방역에 힘을 써야 했다. 스님들은 의원을 도와 병자에게 약을 먹이거나 병자를 한 곳으로 격리하기 위해 옮겨 병구완하거나 환자가 죽으면 빈소에서 목탁을 두드리고 독경을 하며 명복을 빌고 시체를 매장하기도 했다.
괴질 유행에 대처하기 위해 영산으로 간 일미암의 편조와 벽송은 옥천사와 보림사 스님들과 함께 시체를 처리하는 일을 담당하게 되었다. 다들 젊은 스님들이라 힘이 있어 나졸들과 함께 시신을 거적에 둘둘 말아 운구하기도 하고 구덩이를 파고 매장하는 일도 해야 했다.
사체를 만지다 괴질에 전염될까 꺼리는 스님들이 있었으나 편조는 기꺼이 앞장서서 다들 싫어하는 일을 했다. 중생을 구제하고 죽은 이의 천도(薦度)를 빌고자 성심을 다했다. 자연히 헌신적인 편조를 칭찬하였는데 멀찍이 겁을 먹고 떨어져 구경만 하던 양반들은 오히려 그를 천한 일을 하는 매골승(埋骨僧)이라 지칭했다.
뒷날 편조가 공민왕과 함께 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였을 때 글깨나 읽은 유생들이,
“편조란 중은 아주 천한 종놈 출신으로 가장 하층의 궂은일을 하던 매골승이었다네.”
하고 깎아내리고 천하디 천한 일을 하던 자라고 흉을 보았다.
이달충이 지은 시 <신돈>에 처음에 매골승이었다고 세주(細註) 형태로 달아 놓았다.(제정집 권1 신돈) 후에 정몽주의 시에도 언급됐다.
이 일은 “신돈이 어렸을 때부터 궂은일에 종사해 온갖 쓴맛을 보며 성장했다고 보인다.”고 연구 논문에 밝혀져 있다. (학술대회 자료집 p2 김창현 고려대 교수)
승려는 출가한 후 수행하면서 병행하여 중생을 구제하는 일에도 힘을 쏟았다. 절에 다니던 불자가 죽으면 당연히 스님이 상가에 가서 장례 절차를 주도하고 빈소에서 독경으로 산 자와 죽은 자를 위로하며 명복을 빌었다. 그런 직분을 맡은 스님을 매골승이라 했다. 편조가 매골승이었다고 매도하는 양반들의 편협성을 지적하고 싶다.

영산의 괴질 방역을 위해 떠났던 승려들이 괴질이 잠잠해지자 자기 절로 다들 돌아가자 편조와 벽송도 일미암으로 돌아왔다.

청룡암을 찾으면 편조에게 반야심경의 진수를 가르치며 깨우치기를 바라던 할배 스님이라 부르던 송허선사가 입적하신 겨울, 입춘이 내일모레 앞둔 날 밤새 폭설이 내렸다.
일미암 마당에 무릎이 빠질 정도로 눈이 쌓였다.
편조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허벅지까지 쌓인 눈길을 해치고 용개등 너럭바위로 가서 가부좌하고 반야심경부터 독송 예불하기 시작하여 수련에 들어갔다. 전과 다름없이 홑옷 가사를 입었어도 그의 몸에서 번진 열기와 약샘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김으로 너럭바위 주위의 눈이 차츰 녹아 처음에는 조금 추었으나 곧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
벽계 스님이 아침 일찍 영산에서 눈길을 걸어 사람이 찾아왔다는 소리를 하며 큰스님께서 오라 한다는 전갈에 편조는 은사의 선방으로 갔다. 선방 밖에는 영산에서 왔다는 늙수그레한 남자가 섰다가 편조를 보고 공손히 합장하였다. 방에 들어가자 진묵 대사가 무겁게 일을 열었다.
“어릴 적에 네가 청룡암 송허 선사에게 도망간 적이 있었지?”
“난데없이 그 일을 왜 꺼냅니까?”
“그때 노스님이 너를 한 이불 속에 재워주고 신돈이라 속성도 이름도 지어주시고 평생 반야심경을 네 불심의 바탕으로 삼아 득도하라고 하셨지?”
진묵대사가 갑자기 송허선사와 어린 편조 사이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자 그는 의아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학자 한 분을 만나 절을 사배나 올린 적이 있었지?”
“아, 예! 할배 스님이 그렇게 시켜 네 번이나 그 어른께 절을 올린 적이 있지요.”
“그 절의 뜻을 이제 말하노라. 사 배는 곧 네 조상님께 올리는 절이 두 번이요 부친과 너를 낳으신 모친께 올리는 절이었느니라. 그 어른이 네 부친이다.”
펀조는 스승님의 말에 깜짝 놀라 어리둥절해 정신이 갑자기 흐려지고 뭐라 할 말을 잊었다.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아버지라니! 충격이 컸다. 청룡암에서 만난 그분이 그의 아버지라는 얘기에.
“영산에서 대감댁 집사가 급한 전갈을 가져왔구나. 네 부친 초재 신원경이 지금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하는구나. 너를 보고 싶다니 곧 달려가서 부친을 마지막으로 만나지 않겠느냐? 중이 세속의 인연을 끊었다지만 부모의 임종을 지키는 것이 효도니라. 당장 축담에 서 있는 사람을 따라가거라.”
편조와 벽계는 더 묻지를 못하고 노스님의 말을 경청하고 저간의 사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스승이 말을 이었다.
“그렇느니라. 내가 탁발을 나갔다가 영산에서 명문가인 초당(草堂) 신혁(辛革)이란 대감댁에서 어린 너를 만났지. 초당은 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찬성사 벼슬을 지낸 분인데 시주를 권하러 그 댁을 찾아갔었지. 마침 대문간에 두어 살 되어 보이는 아이를 만났지 뭐냐?”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입력 : 2022년 06월 16일
- Copyrights ⓒ인터넷창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일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겨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경제/사회
창녕군, 아동급식 지원단가 8000원으..
창녕군은 2023년 1월부터 취약계층 결식 우려 아동에게 지원하는 아동급식 지원 .. 
창녕군, 2022년 경상남도 농촌지도사..
창녕군은 16일 경남농업기술원에서 열린 농촌진흥사업 성과보고회에서 2022년 농.. 
창녕농협 경제혁신상(경제사업 1천5백..
지난 12월 23일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에서 경남농협「경제혁신상」시상식 및 .. 
창녕 유어면 낙동강변 `불법 매립·성..
창녕환경운동연합 "창녕군이 불법 비호" 주장도창녕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네트워.. 
창녕군, 농업인대학 수료식 개최, 지..
창녕군은 11월 30일 창녕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지역농업리더 양성을 위해 운영한 2.. 
창녕마늘 소비촉진 업무 협약
창녕군은 지난 17일 군청 군정회의실에서 한국외식업중앙회 경남지회와 창녕마늘.. 
(사)한국조경수협회 조경수산업 발전 ..
창립 55주년을 맞은 (사)한국조경수협회(회장 김규열)는 지난 17∼18일(2일간) .. 
창녕군, 한발 앞서 나가는 고향사랑 ..
창녕군은 10일 군청 군정회의실에서 농협중앙회 창녕군지부, 지역농협 7개소와 .. 
제7회 조경수산업 활성화 및 생산기술..
(사)한국조경수협회, 창녕국민체육센터에서지난 2019년 제6회 조경수 산업활성화.. 
창녕군 행정 무엇하고 있었나?
기자 김철현 경남 창녕군이 국가 하천(낙동강) 수변 구역인 유어면 미구리 588 .. 
창녕경찰서, 아동안전지킴이 역량강화..
❍ 창녕경찰서(서장 이준호)는‘22. 10. 25.(화) 초등학교 주변에서 아동.. 
제36회 우포따오기와 함께하는 비사벌..
창녕군에서 주최하고 (사)비사벌문화제전회가 주관하는 제36회 우포따오기와 함.. 
농협창녕군지부,「NH농촌현장봉사단」..
□ 농협창녕군지부(지부장 최정권)「NH농촌현장봉사단」은 9월26일(월), 창녕.. 
창녕군, 경상남도 자원봉사 경진대회 ..
창녕군과 창녕군자원봉사센터는 9월 30일 경상남도자원봉사센터가 개최한 2022년.. 
˝창녕군은 `화려했던 비화가야` 였다..
창녕군은 23일, 그동안 조선 시대 축조된 산성으로 알려진 남지읍 고곡리에 위치.. 
창녕군 남지읍민들 “칠서공단내 소각..
경남 함안군 칠서공단 내 쓰레기 소각장 건립 허가와 관련해 창녕군 남지읍민들.. 
창녕마늘! 내가 제일 잘나가
창녕군은 지난해 3월 30일 티바두마리치킨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5개의 식품회사와 업무협약을 맺어 ‘창녕마늘’을 전 국민에게 알리.. 
국민연금공단, 추석명절 맞아 기초연..
□ 국민연금공단 창원지사(지사장 김치묵)는 추석 명절을 시작으로 1개월 간 ‘기초연금 신청’을 위한 집중 홍보를 추진한다고 밝.. 
“창녕농협 창립50주년 기념식 열다”
창녕농협은 2022년 8월 25일 창녕군민체육관에서 “창립 반세기 기념과 조합원 .. 
칼럼/기고
‘산불예방’ 365일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흔히들 산불은 늦가을부터 봄까지(11월~익년 5월 15일) 주로 발생하는 계절성 화.. 
무분별한 캠핑카·카라반의 불법 주·정차’애꿎은 시민들만 피..
카라반이란 자동차에 매달아 끌고 다닐 수 있게 만든 이동식 주택(캠핑카·트레.. 
가야세력의 일본진출 흔적들(1)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야쓰시로시(八代市)에 있는 야쓰시로 신사에는 묘.. 
인간은 ‘건너가는 존재’
인간은 ‘건너가는 존재’ -창녕문화원향토사연구.. 
창녕신문 창간 21주년을 축하하며
장마가 물러나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봄에 심은 채소가 비에 쓸려가지 .. 
제3장 편조, 아버지 신원경을 만나다(3)
 
제3장 편조, 아버지 신원경을 만나다(2)
“그런데 대감께서 나를 보더니 불문곡직하고 아이를 절로 데려가 중으로 키워달.. 
*3인성호* 사람이
사람이 셋 모이면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말로 근거 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신돈시리즈 제3장 편조, 아버지 신원경을 만나다(1)
성 부자가 다녀간 지 얼마 지나 않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 계성현의 호장.. 
어린이 보호구역 내 안전수칙을 준수합시다.
최근 개정된 도로교통법 및 어린이들의 안전 보행 습관과 운전자들의 안전운행으.. 
신돈시리즈 * 일미암의 지기(地氣)를 품다 (김현우)
인시라면 새벽 3시이고 거기서 해가 뜰 때까지(보통 5시) 너럭바위 위에 부좌하.. 
물에 비친 달은 진짜 달이 아니다
-창녕신문자문위원/창녕문화원향토사연구소장 智光 한삼윤- 지난 5월 8일, 코로.. 
인류 최초의 철기문화와 가야의 철제 유물
 
구급대원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구급대원! 나도 같은 소방공무원이지만, 구급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고, .. 
남지 파크골프장 개장을 하면서···
 
등록번호 : 경남 아02330 / 등록일자 : 2016.01.27 /제호: 인터넷창녕신문 /명칭: 인터넷신문
주소 :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 종로 38-5 / 발행인 : 유영숙 / 편집인 : 유영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영숙
등록일자 : 2016.01.27 / 발행일자: 2016.1.27 / mail: cnilbo@hanmail.net / Tel: 055)533-6709, 055)533-0207 / Fax : 055)533-3345
Copyright ⓒ 인터넷창녕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