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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밑 철퍼덕 마당에 버티고 선 수문장 (제1회 용녀 왕비문학상 최우수상) 문경주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 입력 : 2024년 0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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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창녕신문 자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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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동 길 솟은 우물가에 왕비가 된 용녀의 이야기는 천 년이 지나도록 야사(野史 :민담)로 사람들 입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용녀의 전생은 옥황상제의 딸로서 하늘에서 죄(천형)를 지어 인간 세상의 고락(苦樂)을 한 세대에 걸쳐 다 받고 오라는 ‘아바마마’의 뜻에 따라 그 고락(苦樂)이 끝나는 날 하늘로 승천할 수 있었다. 천살은 하늘을 우러러 한탄하는 살이다. 하늘에서 레이다 망을 지켜보고 있기에 땅으로 떨어진 용녀는 홀어머니를 지극히 모시고 낮에는 허드렛일 일로 공양을 하고 새벽이면 목욕 재기를 하고 하늘을 보며 지극정성 기도를 다하였다. 덕을 많이 쌓아 선행(기도)을 베풀고 보시를 많이 하여야 다시 하늘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
봉황리 그 동리 처녀들은 한결 같이 빼어난 미인들이 많았는데 그중에도 유독 키가 크고 빼어난 절세미인인 용녀는 오늘도 물을 긷고 빨래도 하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우물터는 텃세도 심하고 두레박으로 저어 올리며 향촌(鄕村)에 묻혀 수구초심(首丘初心)으로 돌아와 처음 시작했을 때의 순수함, 견고한 의지와 신념을 지속하려고 노력하지만 좌지왕을 뵙땔 마다 흔들리는 마음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사흘 걸러 범을 쫓아 이곳 봉황동 산기슭에 길 솟은 뜨문뜨문 집들이 있고 목이 메어 물을 마실까 ? 싶어
“이보게, 물 한 모금 얻어먹을 수 있겠느냐?”라고 정중히 말하는 소리에 얼굴은 들지 못하고 공손히 물 한 그릇을 갖다 건넨다. 두 사람의 밀약이 담긴 감로수처럼 달고 맛있는 물은 처음이라 사냥을 마치고 봉항리 산비탈을 지나칠 때마다 용녀를 떠올리며 우물터를 찾는다. 사랑의 방식이 서투른 여자라 그렇지 절세미녀 용녀의 존재감만으로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발산하였다.
천민의 신분인 용녀는 자고 일어나 보니 가야 가락국의 왕비가 되어있었다. 좌지왕은 모든 특권은 다 가졌지만 곁에 여자는 없어 자연의 이치를 보듯 용녀를 보았고 용녀를 보듯이 자연을 보았다. 눈을 수평으로 맞추며 삶을 가치있게 살아가겠다는 언약으로 인연을 맺었다. 수레바퀴의 평행선에도 고난은 왔다. 그 아픔, 고통 기다림, 상처로 하얀 밤을 지새웠으리라. 현실과 꿈 사이의 갈등은 문화와 상관없이 원 밖의 인간 보편적인 요소가 깔려 있다. 애잔히 기다려주는 자신을 인정해 주는 헌신적인 여자를 품에 안았다. 오랜 역사에도 지고지순한 사랑의 방정식엔 ‘영원한 사랑은 없는가?’는 빠져 있다.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로 신분의 격차를 뛰어 넘어 왕비가 되었지만 그들의 사랑 또한 미리 헤아릴 수 없었다. 좌지왕은 자신의 사랑도 영원할 것 같았지만 생활풍습과 신앙, 페넬로페(penelope)의 숭고함은 잠시 두고서라도 현실은 온갖 모함과 고초를 겪고 18개월의 짧은 결혼으로 끝이 났다.
그가 바로 금관가야 제 6대 왕으로 본명은 김질(金叱)로 좌지왕(재위 407~421년)이다. 용녀와 결혼을 하고 미천한 신분의 처가 쪽 무리들을 관직에 앉는 바람에 나라가 위태로움을 느꼈다. 권문세족들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왕권을 쇠락시켜 비난을 받자 의욕을 잃고 책임의 틈바구니에서 좌충우돌 원을 그리며 하늘 한 바퀴씩 절망하게 되었다.
삶에서 부딪히는 권력 앞에서 그녀의 싱그러움도 시들해졌다. 신분의 장벽과 종교를 뛰어넘어 사랑하면 통하는 그들만의 언어로 좌지왕이 꿈꾸었던 같은 목표와 방향을 향해 같이 가자고 하였지만 사랑은 ‘등화관제(燈火管制)’와 같아 ‘사랑은 곧 삶’이기에 사랑 없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맹세를 하지만 혈맥을 짜는 신분격차의 유리천장을 깨뜨릴 수는 없었다. 가야는 금관국에서 반파국으로 가야 연맹의 구심축이 뒤바뀔 운명이었다. 신라가 가야를 집어삼키려는 모의를 듣고 박원도(朴元道)의 충고로 용녀를 하산도(荷山島)로 귀양 보낸다. 천살 방향인 반안인 하산도(荷山島)에 가서 스스로를 자책하며 고생을 하다가 용비늘 바위 폭포에 올라가 하늘로 승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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