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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 메아리 79) 논설주간 윤수근

나무와 결혼한 민병갈 박사
(천리포수목원 설립자 : 美國 Carl Ferris Miller)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22일
ⓒ 인터넷창녕신문
필자는 임업후계자와 귀촌·귀농인을 대상으로 임업연수원 조경강사로 교육하면서 연수생들에게 잊지 않고 알려주는 위대한 인물이 있다.
파란 눈의 나무 할아버지, 한국인 보다 한국을 더 사랑해 평생 독신으로 살며 나무와 결혼하고, 고아 4명을 입양해 양육하며 친구였던 민병도(남이섬 수목원 설립자) 한국은행 총재의 성명을 따서 한국인으로 귀화한 林山 민병갈(미국명:Carl Ferris Miller1921.4.5.∼2002.4.8.) 박사이다.
버크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민 박사는 1946년 25세 젊은 나이로 연합군 해군 통역 장교로 왔다가 전쟁의 참상과 폐허 속에서도 아름다운 한국의 자연과 풍물, 인간애에 인연을 맺고 1953년 한국은행 고문관으로 정착했다.
수목원을 향한 그의 열정과 정성은 1962년 6천평의 토지 매입을 시작으로 1979년 귀화와 동시에 천리포수목원 재단을 설립하고 태안 천리포 황무지 18만평을 40년간 개간하며 옥토로 만들어 천리포수목원을 조성한 집념의 인간승리(人間勝利)는 눈물과 감격을 갖게 한다.
나무와 꽃을 사랑하고 연구하며 수목원 조성에 일생을 바친 생애와 수목원 곳곳에 맺혀 있는 그의 땀과 열정은 자연의 위대한 승리자요 예술가이다. 꽃과 나무, 곤충과 새 등 생명력이 있는 모든 생물을 보호 육성한 자연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민 박사는 귀화 전인 1970년부터 태안 천리포해변의 척박한 모래언덕에 어린 나무와 씨앗을 심으며 평생을 바쳤고, 나무와 야생화가 자연의 섭리대로 자랄 수 있는 곳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2002년 4월 8일, 81세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나무를 사랑한 삶의 향기를 남기며 제2의 고향 천리포수목원에 영면(永眠)했다. 민병갈 박사는 일생을 바쳐 세계 최고의 수목원을 조성한 공로로 2002년 산림·임업분야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천리포수목원은 인덱스 세미덤(Indes Seminum : 다국간 종자 교환 사업)으로 수집한 세계의 식물자원 1만 6천여 종이 보존되어 있는 자원의 보고(寶庫)이다. 2000년 세계수목학회로 부터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 12선(아시아 최초)에 선정되었다.
자생식물을 포함 전 세계 36개국 327기관에서 도입한 식물종은 매우 다양하다. 700종의 목련류를 보존하여 1996년에 세계목련학회가 개최되었고 2020년에 2회째 개최될 예정이다. 호랑가시나무류 600종, 단풍나무 250종, 동백나무 500종, 무궁화 300종 등 봄부터 겨울까지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피우며 자라고 있다. 봄에는 목련축제, 여름과 가을에는 무궁화 축제와 단풍으로 관람객의 환호성이 넘치는 곳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고국을 두고 한국인으로 귀화한 故 민병갈 박사는 평소 한복과 한식, 한글을 익히며 전통 한옥에서 생활하며 ‘나무는 말없이 하늘을 우러르며 평생을 올곧게 산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고 했던 좌우명처럼 40년간 수목일지를 쓰며 헌신 봉사한 후, 한 점 부끄럼 없이 이 세상을 떠날 때 ‘내가 죽으면 무덤을 만들지 말고 그 자리에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어라’는 유언은 심금(心琴)을 울리며 귀감이 되고 있다.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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