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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잃어버린 창녕의 찬란한 문화유산 (시리즈5)
남중희
(창녕문화원향토사연구부소장)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 입력 : 2020년 06월 10일
비사벌(比斯伐)은 창녕의 고대지명이다. 낙동강 중하류지역의 동쪽에 넓게 펼쳐진 지역을 가리키는 곳으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가야와 신라의 문화가 융합되는 곳이었다. 낙동강 수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활발한 교류를 펼쳤던 강력한 정치적 세력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가야의 철기와 함께 최고의 상품인 창녕식토기는 당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창녕 퇴천리 가마터 발굴로 확인이 되었다. 이 창녕식토기는 함안, 청도 등지에서도 발굴되어 당시 교류의 영향력을 어떠했는지 추정할 수 있고 창녕출토로 알려진 금동투조관모, 관 꾸미개, 금팔찌, 금동신발, 환두대도 등 위세품으로 보아 비사벌의 지배자는 왕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고대국가의 이름과 성격에 관한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은 과거 무분별한 발굴에서 찾을 수 있다. 100여년 전 창녕 고분을 답사한 세키노는 “가야의 유적이야말로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했다. 그는 일본과 인접한 가야문화권에서 임나일본부설을 실증할 증거들이 나올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당시 창녕에는 경주에 버금갈 만큼 큰 고분군들이 있어 이마니시 류 등 일인 학자들이 일찍 눈독을 들이던 곳이었다. 1918년 12월 땅이 얼어붙은 열악한 조건에서 야쓰이는 가장 큰 7호분과 89호분 굴착을 시작했다. 교동 7호분은 봉토지름이 31.2m, 높이 8.5m에 이르는 초대형 고분이었다. 봉토 남단 벽 상부를 걷어내고 주검방의 판석을 제거하고 석곽 안으로 들어가 천년의 비밀을 간직한 유물들이 쏟아졌다.
교동고분 석실내부 야쓰이 조사 당시 7호분 석곽 안에는 그릇받침인 기대나 목긴 항아리 장경호, 굽다리 접시와 금동관의 파편과 금제귀고리, 은제대금구, 환두대도 등 7호분에 유물만 최소 700점이 넘는다. 야쓰이는 이 거대한 고분에 대해 보고서 한 장 남기지 않은 채 유물만 몽땅 가져갔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문서기록을 보면 극히 일부만 확인 될 뿐, 9기 고분에서 발굴된 전체 유물의 내역은 지금도 그 전모를 모른다. 다만, 우메하라 스에지 등 일본학자들이 마차 20대, 화차 2량 분이라고 회고할 뿐이다. 당시 일부의 마구 류와 금공예품 등 일급유물들만 총독부 박물관에 보내고 나머지는 딴 곳으로 빼돌렸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야쓰이는 창녕고분에서 임나일본부를 입증할 유물을 기대했지만 출(出)자형 금동관 파편이나 환두대도 등 7호분과 89호분의 유물들은 대부분이 친 신라계통 유물들이고 굳이 임나와 연관을 지을 수 있는 유물이란 고작 직호문 무늬가 새겨진 칼집 장식 정도였다. 그러니 야쓰이는 학문적 목표실현이 어렵게 되자 보고서를 내지 않고 유물만 반출해버린 것이다. 이렇게 창녕의 고대국가의 성격을 규명해줄 중요한 유적들이 일본학자들의 손에 훼손되고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 이후에는 도굴꾼들에 의해 교동과 송현동 고분은 다시 한번 참담하게 망가져 버렸다. 이 와중에도 오쿠라 다케노스케는 창녕에서 빠져나온 도굴품을 사들였다가 일본으로 반출하여 악명 높은 오쿠라 컬렉션을 구축했다. 이로써 낙동강 수로의 교두보를 거점으로 최대 도자기 생산지를 가진 강력한 정치적 세력을 구축했던 창녕지역 고대국가 지배자의 무덤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찬란했던 유물들도 사라졌다. 다행히 2018년 창녕 계성고분이 발굴되면서 가야세력의 흥망성쇠와 연결되는 고분들이 발굴되어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에서 친 신라계로 변천되는 과정을 짐작할 수 있고 지속되는 발굴성과 속에 창녕지역의 고대사의 비밀을 풀어줄 날이 곧 올 것이라 기대한다.
남중희 (창녕문화원향토사연구부소장)
남중희 약력
1980~92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 92~2002 산업지원부, 중기청 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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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 성산암데코부사장, 마산대겸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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