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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원병(夫源病) 치료약은(?)
김영일(수필가, 방송인)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 입력 : 2020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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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족 번식과 사냥에서 낙오(落伍)한 늙은 수사자는?스스로 무리를 떠나거나 쫓겨나 방황하다가 굶어 죽는다. 사람도 맹수와 별반 다르다고 말할 수 없다. 노인이 되면 지청구를 듣지 않아야 한다. 비록 돈은 벌지 못해도 설거지와 청소 정도는 해야 한다. 밥 짓고 ?빨래하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할 줄 알아야 끼니 거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가정의?평화를 위해서 가사 돌보기는 해야 한다. 평소 잘 하지 않던 일이라 생각과는 달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귀찮게 여기지 말고 조금씩 실행하다보면 보람이 있고 즐겁기도 할 것이다.
최근, 일본에는 부원병(夫源病)이라는 신종병이 생겼다. 병명을 그렇게 붙였을 뿐 새로운 병은 아니다. 은퇴한?남편의 잔소리와 간섭으로 인해 생긴 일종의 화병(火病)으로 두통과 현기증, 불면증, 우울증 등의 증세를 보인다. 퇴직 후 집에만 갇혀있는 남편에게 삼시세끼를 챙겨 줘야하는 아내의 부담과 외출도 마음대로 할 수 없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급기야 구속당한다는 느낌까지 들어 사소한 일에도 마음을 다치기가 일쑤고 잦은 다툼으로 속병까지 들게 된다. 방콕하고 있는 남편 때문이라 판단한?일본의 한 의사는 이를 부원병이라고 했다. 그는 “참을성이 많은 부인일수록 병에 걸릴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평생 벌어 먹이고 가사도 돌본다고 생각하는 가부장적인 남편이 원인 제공자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의사는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반복적으로 불편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여기는 아내일수록 화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했다.
문제는 부원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다는 것이다. 다수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는 것을 미덕(美德)으로 여기던 옛날 사람들과는 달리, 현대인들은 이를 이해하거나 참지 못한다. 왠지 억울하고 분하고 자기만 손해 보는 것 같아 스스로 병을 키우기도 한다. 이는 무서운 난치병에 가까우며 황혼이혼과 졸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평균수명이?짧을 때는 이 같은 현상이?없었다. 의술의 발달과 건강관리 덕분에 오래 살다보니 이런 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인도의 경우, 나이 50이?넘으면 가족부양과 사회적?책임이 끝난 남자들은 가정을 떠나 숲속에 들어가 남은여생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이를 임서기(林棲期)라고 한다. 산속에?움막을 짓고 방랑하며 살다가 목숨이 끊어지면 갠지스 강에 뿌려지길 원한다. 자신을 돌아보고 수행한다는 종교적 의미도 있지만 사회적 의무를 다한 남자는 집에서도 짐이 되고 마는 슬픈 현상이기도 하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도 고려장(高麗葬)이라는 게 있었다고 한다. 대학 총장을 지낸 모 박사는 퇴임 후 스스로 집을?떠나 내장산으로??들어가 토굴을 짓고 혼자?밥을 끓여 먹으며 지내다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 분 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병들고 초췌해진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종적을 감춰버린 사람들도 더러 있다. 그밖에도 가족과 떨어져 깊은 산속에서 혼자 생활하거나 귀촌하는 은퇴자들도 많이 본다.
부원병 예방을 위한 계명(誡命)을 소개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요약하면 부부는 하루 종일 붙어 있지만 말고 가끔은 떨어져 있으라. 그리고 앉을 때도 서로 마주 보지 말고 나란히 앉아서 아내의 이름을 불러줘라. 또, 아내를 구속하거나 속박하지 말고 한 끼 식사 정도는 스스로 해결하라. 끝으로 아내의 불만과 불평을 들어 주고 대화하고 비위를 상하게 하지 말 것이며 집안일도 알아서 척척하고 궁금한 게 있어도 묻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혜안을 발휘하면 아내는 부원병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용돈을 쪼개 외식하고 영화관에도 가고 또, 자기 스스로의 기분전환을 위해서라도 지인들과 돌아가며 오찬약속을 잡는 것도 좋은 방편이 될 것이다. |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  입력 : 2020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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