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핵심가치, ‘재미’와 ‘의미’
-창녕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智光 한삼윤-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 입력 : 2021년 03월 11일
창녕읍 도심지역 지근거리에 ‘행복의 보금자리’라고 할 수 있는 ‘창녕문화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읍내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크나큰 행복감을 느낄 때가 많다. 2005년도에 조성된 이 공원은 누구든지 짬만 내면 가볍게 산책하고 걸을 수 있는 생활 속의 힐링 명소이다, 더구나 인근 명덕 못 둘레길(720m)과 연결되어 운동하기엔 최적의 코스가 아닌가 생각한다. 필자도 틈만 나면 이 곳에 들러 몸과 마음을 일깨우는 일석이조의 호사를 누리고 있다. 날씨가 풀린 요즘엔 갈수록 걷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독서와 운동(산책)은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지름길이다. 때 맞춰 군 행정에서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군민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책읽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참으로 시의적절한 방책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이 책과 자연을 대상으로 수시 상호 교감해야 하는 이유는 피폐화 되어가는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기 때문이다. 독서와 운동은 심신이 맑아지고 밝아지게 하는 소중한 양 대 수단이다. 한 마디로 행복을 충전해 주는 밧데리와 다름없다. 이런 연유로 “독서는 앉아서 하는 운동이며, 운동(여행, 산책 등)은 걸으면서 읽는 독서”라는 말이 생겼을 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이 행복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최근 삶의 주된 화두가 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엔 ‘행복의 핵심 가치’는 첫째는 ‘재미’가 우선이고, 둘째는 ‘의미’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미’는 ‘즐거움’이고 ‘의미’는 ‘보람’이다. ‘재미’에는 자기만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내포하고 있고, ‘의미’에는 타인과의 ‘연계성’과 ‘역동성’을 함축하고 있다.
밤이 있기 때문에 낮이 더욱 즐겁고, 어둠이 있기에 밝음이 더욱 빛이 난다. 죽음이 있기에 삶을 더욱 가치 있게 살 수 있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자꾸 들으면 지겹다. 일시적인 ‘재미’만 있고 지속가능한 ‘의미’가 없다면 무의미한 행복이다. 일상에서 늘 살아 숨 쉬는 역동적인 행복이 되려면 역설적으로 어둠과 밝음이 함께 공존해야 한다. ‘재미’와 ‘의미’는 동전의 양면처럼 행복의 나래를 펼치기 위한 좌우 날개일 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앞에 가로놓인 코로나 바이러스도 이제는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여겨 우리가 함께 품고 가야 한다. 이른바 코로나와 함께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가 되어야 한다. 고통이란 걸림돌은 곧 즐거움을 향한 디딤돌이기 때문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이 말은 유대 경전 주석서인 마드리사에 나오는 구절로 오늘날까지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되는 명언 중의 명언이다. 미국 16대 링컨 대통령이 좌우명으로 삼은 이후 더욱 유명해 졌다. 전쟁에서 승리한 다윗이 한 세공인을 불러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지를 만들어 오라고 지시한다. 다만 그 반지에 새길 글귀에는 큰 승리를 거둘 시에도 기쁨에 겨워 교만하지 않고, 큰 실패로 인해 절망에 빠졌을 경우에도 좌절하지 않는 뜻을 담은 글귀를 새기라고 명령했다. 명을 받은 세공인은 부랴부랴 정성을 다해 반지는 만들었으나 거기에 새길 적당한 글이 생각나지 않아 고민 고민 하던 끝에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지혜를 구했다. 그 솔로몬 왕자에게서 나온 촌철살인의 명구가 바로 이 구절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다.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듯이 모든 것은 순간순간 물처럼 흘러간다. 성인들은 하나같이 ‘한 곳에 집착하거나 연연하지 않는 삶을 살라’고 가르친다. 이처럼 ‘모든 것은 변한다’는 ‘무상(無常)’의 진리에 눈 뜬다면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조선 중기 문신이자 대 문장가인 상촌(象村) 신흠(申欽)선생의 ‘인생삼락(人生三樂)’의 시(詩)가 생각난다. “문 닫고 마음에 드는 책을 읽는 것 (閉門閱會心書/폐문열회심서) 문 열고 마음에 맞는 손님을 맞는 것 (開門迎會心客/개문영회심객) 문 나서 마음에 드는 경치를 찾아가는 것 (出門尋會心境/출문심회심경) 이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세 가지 즐거움이다. (此乃人間三樂/차내인간삼락)“ 참으로 멋진 시다.
벌써 신축년 3월로 접어들어 완연한 봄을 맞고 있다. 지루한 코로나 상황에, 마음만 먹는다면, 집 안에선 책을 읽고, 집 밖에선 걷거나 여행을 통해 ‘재미’와 ‘의미’가 담긴 상춘(賞春)의 행복을 마음껏 누려 보는 것도 좋을 성 싶다.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받은 소중한 글귀 가운데 한 구절이 긴 여운으로 감돈다. “언제나 자기 자신과 연애 하듯 살아가라!” |
창녕신문 기자 / cnilbo@hanmail.net  입력 : 2021년 0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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